
한약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편입니다.
때문에 경험있는 한의사들은,
부작용을 예측하고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적절하게 처방된 한약이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최근에는 부작용보고와 관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소개해드릴 논문은, 일본에서의 연구결과입니다.
1. 알레르기 반응과 관련된 부작용
한약의 부작용은 많은 경우 '황금'이라는 약제와 관련되는데요,
이 약제는 그 자체가 가지는 독성보다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폐질환
일본에서 2004년에서 2009년까지의 보고를 검토해보면, 약물로 유발된 폐질환 중 한약과 관련된게 3.1%(7,598건 중 233건)이었습니다. 역시 황금이 가장 중요한 유발 약제였습니다.
양약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비율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간과될 수 있습니다.
만약 발열, 기침, 호흡곤란등이 발생한다면, 주의 깊은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2) 간손상
일본에서 1997년에서 2006년까지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양약을 포함한 전체 간손상 중 약 7.1%가 한약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황금이 가장 주요한 원인물질인데, 황금을 포함한 처방을 복용한 1,328명 중에서 1%(13명)에서 간손상이 발생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보면, 대개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은 드물고 정도도 가볍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약인성 간손상의 가능성을 간과할 경우, 대처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드물고 가벼운 부작용이라 하더라도, 항상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3) 알레르기성 방광염
이건 정말 드문 부작용이다.
황금이 포함된 처방의 경우 방광염같은 증상을 유발 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4) 약진
알레르기성 발진을 말합니다.
한약도 약진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마황이 한약유발 약진의 약 35%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2. 과용량으로 인한 부작용
1) 감초로 인한 위알도스테론증
감초는 위알도스테론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알도스테론증의 증상으로는 부종, 고혈압, 저칼륨혈증 등이 있습니다.
때문에, 원래 알도스테론증이 있거나, myopathy, 저칼륨 혈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하루 2.5g이상을 처방해서는 안됩니다.
또 양약인 루프이뇨제나 티아자이드 이뇨제 역시 저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양약과 함께 투여할 경우 보다 조심해야 합니다.
과거 전통적인 한약처방에서는 양약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복용하는 양약등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양약과 한약이 함께 작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은 한의사도 양의사도 모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어떤 양의사들은 위알도스테론증을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한 오진이라 하겠습니다.
2) 마황으로 인한 교감신경 증상
교감신경증상이란, 빈맥, 심계항진, 혈압증가, 다한증, 배뇨곤란, 불안 등의 증상입니다.
따라서 마황을 처방할 때에는, 양약중 마황과 유사한 에페드린이 함유된 게 있는지, 또는 부작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MAO 억제제, 갑상선제제, 카테콜라민제제, 잔틴 제제 등에 대해 주의하여야 합니다.
3) 부자 독성
부자는 입이나 혀의 감각이상이나 심계항진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마황이나 부자의 독성은 전통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왔기 때문에, 적절하게 처방한다면 오히려 부자의 독성을 실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부자독성 사례는, 오남용에서 비롯됩니다.
항상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는게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대황에 의해 유발된 설사
대황이 설사를 유발하는 것은 역시나 전통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때문에 대황은 설사를 유도해야 하거나, 설사에도 불구하고 치료해야 할 이유가 있을 때 많이 처방됩니다.
3. 장기간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 치자
7년에서 수십년간 치자가 들어간 약을 복용할 경우, 장간막 정맥경화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최소 4년간 누적용량 5.000g을 복용할 경우,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자를 왜 이리 장복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차처럼'이라면서 지나치게 오래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4.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독성
아리스톨로크산은 신장독성을 가진 물질입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한약제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벨기에에서, 정품 한약제인 분방기 대신 '광방기'라는 약을 잘못 사용하면서, 신장독성이 발견되었습니다.
사실 실제 한약제에는 없는 독성입니다만, 업자들의 실수로 잘못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문에 저희 한의원에서는, 모든 약을 원장이 직접 조제하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5. 한약 이상반응 모니터링에 대한 권고
1) 황금의 경우
일단 면역-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간손상, 폐손상, 방광염증상등을 유발하는 것은, 대부분(70%) 황금과 관련이 됩니다.
따라서 황금이포함된 처방을 할 때에는, 환자가 이미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 처방할 때에는 간기능검사나 흉부 방사선 사진을 시행하는 것도 추천될 수 있습니다.
황금의 복용기간과 관련해서라면, 황금의 이상반응이 폐기능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80%에서는 2달 이내에, 90%에서는 3달 이내에 나타납니다.
따라서 황금을 2~3달 지속적으로 복용하면서 발열, 기침, 호흡곤란등이 나타난다면,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간기능 이상이 나타나는 시점은 좀 더 다양합니다.
따라서 2,3개월간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한다면, 간기능에 대해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감초의 경우
고용량의 감초가 투여된다면, 혈압검사나 전해질 검사가 추천될 수 있습니다.
경과관찰하면서 혈압과 부조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고, 만약 이상반응이 있다면 저칼륨혈증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3) 치자의 경우
치자를 수년간 복용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만약 반드시 치자를 몇년간 복용해야 한다면, 규칙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사실, 일본의 이러한 경험은 우리와 잘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많은 한약이, 마치 타이레놀처럼,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사서 복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나친 장기복용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 일본은 의료일원화 되어 있어 그냥 한의학을 공부한 의사가 한약을 처방하는데, 그러다보니 처방이 서로 겹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이중탕'과 '평위산'은 모두 소화기질환에 좋은 약들입니다.
임상에서 이 둘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한국의 한의사들이라면 서로 겹치는 약들을 고려해서 처방합니다.
가령 '이중탕'에도 감초가 4g 들어있고 '평위산'에도 감초가 2.4g 들어있다면, 한국의 한의사들은 두 처방을 합쳐도 감초 용랴은 4g이하로 통제합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러한 조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두 처방을 합쳐서 6.4g의 감초를 복용하게 되고, 이는 전통적인 한의학에서라면 사용되지 않을 용량이 투여되며, 따라서 부작용도 더 쉽게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작용은 가능성이 적다 하더라도 언제나 주의깊게 관찰되어야 하며, 그러한 면에서, 일본에서의 보고 또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에도 부작용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내 몸에 나타난 부작용의 원인을 함께 찾아보고, 그 경험을 나누어 주세요.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